코코아를 가공하는 과정은 복잡합니다. 형형색색의 열매가 건조된 코코아 원두로 바뀌기까지 총 네 단계가 필요합니다. 이렇게 완성된 귀한 원두는 황마 자루에 담겨, 가능한 한 자원을 아끼는 방식으로 스위스에 위치한 우리의 코코아 저장소로 운송됩니다.

소농들은 1년에 두세 번 코코아 열매를 수확합니다. 수년간의 경험을 지닌 이들은 열매의 크기와 색깔, 그리고 가장 중요한 ‘살짝 윤이 도는 표면’을 통해 정확히 익은 시점을 판단할 수 있습니다. 기준에 부합하는 품질의 열매가 선별되면, 작업자들은 마체테(큰 칼)를 이용해 열매를 나무에서 조심스럽게 잘라냅니다.

심지어 축구장 크기 정도의 작은 카카오 농장에서도 수확에는 몇 주가 걸립니다. 카카오 열매를 나무에서 자르는 작업은 여전히 손으로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인근 지역 사람들을 불러와 도움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에게는 반가운 부수입이 되죠. 참고로, 카카오 나무 한 그루는 연평균 약 50개의 열매를 맺는데, 이는 다크 초콜릿 바 10~12개를 만들 수 있는 양입니다.

수확 후에는 신선한 열매의 껍질을 엽니다. 대부분의 경우 이 작업은 여전히 농장에서 이루어지며, 농장 일꾼들은 손가락으로 젤리처럼 흰 과육과 함께 들어 있는 카카오 씨앗을 꺼냅니다. 열매 하나에는 약 40개의 씨앗이 들어 있으며, 맛은 리치(lychee)와 비슷하게 약간 시고, 신선하며 과일 향이 납니다. 이 씨앗이 결국 초콜릿이 된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입니다.

초콜릿의 최종 맛을 결정짓는 데 있어 발효는 매우 중요합니다. 전통적으로 바나나 잎에 싸서 진행되는 이 과정에서 카카오 씨앗은 일련의 화학적, 생물학적 변화를 겪습니다. 과육은 마르기 시작하고, 씨앗은 발효를 시작합니다. 이 복잡한 과정에서는 효소들이 향뿐만 아니라 자줏빛 또는 갈색의 색상에도 영향을 미치며, 바로 이 시점에 카카오 씨앗은 ‘카카오 빈’으로 바뀌게 됩니다.

전체 발효 과정은 2일에서 7일까지 걸릴 수 있습니다. 이 기간 동안 바나나 잎 사이의 온도는 45°C에서 50°C까지 상승하며, 우리는 현지 카카오 농부들의 전문성에 의존하여 최상의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발효 과정을 조절합니다. 과정이 끝나면, 카카오 빈은 우리의 감각적 및 품질 기준을 모두 충족해야 합니다.

카카오 빈이 스위스 글라루스로 오기 전에, 부드럽게 건조되는 과정을 거칩니다. 이 작업은 전통적인 방식으로, 열대 지방의 더위 속에서 나무 테이블 위에서 이루어집니다. 수분 함량이 기준인 7%에 도달하기까지는 약 5~7일이 걸리며, 그 후에야 운송이 가능합니다. 이 기간 동안 카카오 빈은 정기적으로 뒤집히며, 여러 차례 점검을 거쳐 준비 상태를 확인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카카오 빈은 특유의 쌉쌀한 맛과 초콜릿 특유의 갈색을 얻게 됩니다.

최종 현장 품질 검사를 마친 후, 카카오 빈은 황마 자루에 담깁니다. 이후 선적 컨테이너를 통해 유럽으로 향하죠. 저희의 소규모 초콜릿 공장에 도착하면, 카카오 빈은 다시 한 번 철저한 검사를 받습니다. 우리는 감각적인 특성, 지방 함량, 수분 정도에 특히 주의를 기울입니다. 실험실에서 모든 기준을 통과해야만 카카오 빈은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